이맘때쯤이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기온이 떨어지고 물이 얼기 때문이다.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20분쯤 전에 알람을 맞춰놓았다.
6시 50분쯤 미련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더 늦어서는 곤란하다.
재활용쓰레기로 분리될 펫트병 2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어젯밤 미리 챙겨놓은 도구들과 펫트병을 집어들고 집을 나섰다.
밖은 아직 컴컴하다.
세차장은 개방되어 있었고 다행히 사무실은 아직 컴컴하게 닫혀 있다.
동전교환기에서 지폐 1장 교환, 주머니에 동전 3개, 합이 5개.
지금부터는 일사불란하게 조금의 헛동작없이 짜여진 프로그램처럼 움직인다.
휠세척제를 미리 뿌려놓고 고압수 분사, 거품질, 남은 거품으로 휠세척, 다시 고압수..
우려했던 대로다. 도장 표면의 물기가 얼기 시작했다.
우선 준비했던 뜨거운 물을 물줄기가 약하게 흐르도록 지붕부터 천천히 부었다.
그리곤 본넷, 도어, 휀더, 트렁크...이렇게 하여 표면의 물기를 최대한 없애기는 했지만
부분부분 제거되지 않은 물기가 얼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차를 시작한지 30여분이 흘렀을 즈음 세차장 주인장이 사무실로 들어갔다.
주인장은 일요일 아침 7시 50분 쯤에 어김없이 출근한다.
거품솔을 쓰지 않고 샴프를 풀어 세차했는지는 모르리라.
날이 훤히 밝아오기는 했지만 얼었던 표면이 금새 녹지는 않을 것이다.
표면이 얇게 언 상태에서 무리하게 타월로 닦으려고 하는 행위는 적절치 않다.
스크래치가 생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제서야 차량이 한대 두대 세차장으로 들어왔다.
더이상 물기제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시동을 걸었다.
그래도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밖에 비하면 아늑하다.
여전히 물기가 얼어있는 곳은 입김을 불어 녹여가며 물기를 제거했다.
2주 전에 왁스 작업을 하였으니 오늘은 디테일러로 광택만 보충하면 될 것이다.
15~20분이면 끝낼 수 있지만 난 늘 40분 가량을 투여한다. 그래야 만족스럽다.
휠과 타이어 광택까지 마무리 짓고 시계를 보니 9시가 조금 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차는 지하주차장에서 이대로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나의 일요일은 늘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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