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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0. 13:48

최근 한두달 사이에 제 애마가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한 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짜증스럽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어떤 직감이란게 있나봅니다. 적어도 차에 관해서는. 보통은 아침에 주차를 하고나면 저녁 퇴근시까지 차를 들여다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잠깐 차에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길 때가 있지요. 점심식사 후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그럴 때가 있고 아니면 그냥 일과 중 불현 듯..


# 추석 연휴 전날
앞범퍼를 누군가가 밟고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더군요. CCTV 확인 결과 지나가던 중학생쯤 보이는 녀석이더군요. 제 앞에 주차한 차량이 빈틈 없이 딱 붙여서 주차를 해놓았었는데 지나갈 공간이 없자 앞차를 돌아서 가지 않고 제 차량의 앞범퍼를 밟고 차를 넘어 지나가더군요. 흙발로 밟고 지나가면서 굵고 자잘한 스크래치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 한달전 쯤
점심식사 후 어떤 직감에 또 이끌려 주차장에 가봤는데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건물(6층) 옥상의 감나무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홍시가 제 차 지붕에 폭탄처럼 떨어졌더군요. 어찌나 제대로 터졌던지 트렁크, 지붕, 본넷에 걸쳐 난장판이 되었더군요. 경비아저씨에게 상황을 알려주는 정도에서 그냥 참고 응급조치를 했습니다.

# 한달전 쯤 그 다음날
전날 주차했던 그 자리의 옆자리로 자리를 이동해서 주차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게 실수였나봅니다.
설마 또 당하지는 않겠지하고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주차장엘 가보았는데 어제보다 더 심한 감폭탄이 지붕에 또 터져있더군요. 건물주에게 상황을 얘기하니 경비아저씨보고 세차하라고 하겠다고 하더군요. 경비아저씨는 매일 같이 건물주의 차량을 세차하는데 걸레와 다름없는 낡은 타월에 물을 묻혀 닦는 것을 봐 온 터라 질색을 하며 사양했습니다. 그래도 5년동안 봐온 건물주이고 연세도 있으신 분이라 더 이상의 액션을 취할 순 없었지만 그날 감을 다 따겠다고 하더군요..떨어진데 또 떨어질 가능성이 적을텐데 생각이 짧았나봅니다.

# 일주일 전
출근길에 어딘가에 돌이 튕기는 소리를 들었지요. 음악을 듣고 있던 터라 휠하우스 안쪽에 돌이 튕겼거니 했습니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둘러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본넷에 돌덩이가 튄자국이 선명히 나 있더군요. 제법 컸었는지 깨알만한 자국이 6~7개가 깊게 파여 있었습니다. 하필 본넷에 튈게 뭐람..

# 일주일 전 그 다음날
퇴근을 하려고 보니 본넷에 뭔가 묻어 있는 것 같아 자세히 보니 거친 천이나 장갑 같은 걸로 차를 한번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깊지 않으면서 눈에 잘보이는 미세 흠집이었으나 그 중 한 선은 제법 깊어서 샌딩을 하지 않으면 지울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까칠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CCTV 확인은 하지 않았고 지난 주말에 혼자서 해결했지요. 돌 튄 자국으로 본넷에 1주일간 터치업 작업을 나름 꼼꼼히 했으나 본넷이라그런지 감쪽같지는 않았습니다.

# 오늘 아침
차에 다이어리를 놓고 와서 10시쯤 주차장에 가보았습니다. 일주일 전 생겼던 미세 흠집 비슷한 위치에 아주 비슷한 유형의 미세 흠집이 또 생겨있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도저히 간과할 수가 없어 CCTV를 확인하러 관리실에 올라가던 중 경비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저씨 얘기로는 주차장에 계속 있었는데 그럴만한 일이 생길 이유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어쨌든 CCTV를 확인해보았는데 다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름 아닌 경비아저씨가 제 차량의 본넷 위에 메모지를 올려놓고 뭔가를 적는 모습을 포착했던 것이지요. 그 얘기를 경비아저씨에게 하자 머리를 긁적이시며 거기다 올려놓고 적기만 했는데 그런게 생기냐고 하시더군요.. 다음부터는 신경을 좀 써달라고 하고 거기서 얘기를 마쳤습니다. 정황을 봐서는 지난주 생긴 흠집도 경비아저씨 덕분에 생긴 것 같더군요.  ㅠ.ㅠ

새차를 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간 새차증후군에 노출되게 됩니다. 인테리어 내장재에서 발산되는 유해가스만이 새차증후군을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차에 무슨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온갖 걱정으로 정신이 온통 차에 쏠리게 되며 차에 작은 흠집이라도 생기기라도하면 마치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난 것처럼 괴로워하게 되는 이체동심(異體同心) 증상을 겪게 되는 것도 새차증후군이지요. ^^

이러한 새차증후군은 사람에 따라 겪는 기간이 달라지게 되는데요. 짧게는 몇일만에 길게는 몇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새차증후군 자체가 발병하지 않는 특이한 체질도 있긴 합니다. 보통은 새차증후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어쩔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차에 상처가 하나둘씩 늘어나게 되면서 점차 새차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리말하면 이미 버린 몸이다라는 일종의 '완벽에 다다를 수 없다는 체념과 포기'가 생기게 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해서 새차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난 경우에는 차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림으로써 그때부터 차의 외관은 더이상 관심받게 되지 못하게 되지요. 즉 헌차 취급을 받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흠집이 생길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부류가 있는데 주로 디테일링 매니아에게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상처가 생길 때마다 괴로워하고 복구를 위해 또 온갖 노력을 다하게 되지요. 그러나 오너 드라이버라면 원치 않는 상처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운명인데 차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이상 그때마다 괴로워해야 한다는게 생각만 해도 참 피곤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대다수의 분들이 지금 보유하고 있는 차가 일생동안 마지막 차가 되지는 않을겁니다. 지금 타고 있는 차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되 지금 겪는 문제들(이를테면 스톤칩, 스크래치, 페인트 부식 등)은 더 멋진 다음 차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예습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죠. 아마 그러한 마인드와 정성이라면 지금의 차가 비록 상처투성이가 될 지언정 다음 차가 올 때까지 차에 대한 열정은 결코 식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상처를 입을 때마다 속상하겠지만 아마 예전에 느낀 괴로움보다는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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