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 후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퀵디테일러를 뿌리고 물기를 닦는 분들이 적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해외 포럼 등에서는 그와 같은 용도의 퀵디테일러를 드라잉 에이드(drying aid)라고 지칭하는데요. 굳이 우리말로 바꿔 말하면 '물기제거 보조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보통 드라잉 에이드로 많이 쓰는 제품들로는 맥과이어스 라스트 터치, 케미컬가이즈 스피드 와잎, 피니쉬케어의 425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퀵디테일러 품목군의 제품들을 드라잉 에이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기제거를 어떤식으로 거들어준다는 얘기일까요?
1. 도장면의 일시적 약발수 유도
일시적으로 도장면의 발수력을 약발수 상태로 변화시켜 개별 물방울이 아닌 수막을 형성하며 흐르도록 함으로써 도장면에 적은 양의 물방울만 남아 물기제거가 쉬워집니다.
주유소 자동세차시 마지막 헹굼시에도 드라잉 에이드 성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왁스를 한번도 바르지 않은 차량도 자동세차를 마치고 나면 도장면에 약간의 발수력이 생겨 있고 세차 도우미 분들이 어렵지 않게 물기를 제거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좋은 드라잉 에이드는 친수성(hydrophilic)와 소수성(hydrophobic)을 모두 가지고 있고 두 성질간의 적절한 균형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도장면의 비딩을 무너뜨림으로써 물방울 하나하나가 단독으로 흐르게 하지 않고 옅은 수막을 형성시켜 서서히 물이 빠지도록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드라잉 에이드가 친수성질만 강하다면 도장표면에 물기가 쉽게 제거되지 않을 것이며, 소수성만 강할 경우 비딩을 형성하여 도장표면에 개별 물방울들이 많이 남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물기 가득한 도장 표면에 드라잉 에이드를 스프레이 한 상태입니다. 도장 표면의 소수성질이 강화되기는 하였지만 비딩이 형성될 정도의 소수성이 강하지 않습니다.
2. 도장면 윤활성 향상
드라잉 에이드는 윤활성이 좋아 타월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 돕습니다. 타월이 부드럽게 미끄러짐으로써 작업성이 좋아지고 타월 스크래치 예방에 아무래도 도움이 되겠지요. 드라잉 에이드의 윤활성은 대부분 실리콘 성분에 의해 나타나는데 간혹 실리콘이 들어 있지 않은 퀵디테일러도 있습니다. 실리콘 프리 퀵디테일러이긴 하지만 만약 윤활성이 부족하다면 드라잉 에이드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드라잉 에이드에 실리콘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서 타월에 해가 될까 겁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왁스나 실러트에도 실리콘 성분이 들어가 있는데(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세탁하며 잘 쓰고 있지 않습니까? 실리콘의 종류가 다양해서 타월의 물기흡수력과 닦음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실리콘도 있다고 합니다.
3. 타월의 물기흡수력 향상
드라잉 에이드에는 계면활성제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 계면활성제로 인해 타월의 젖음성(wettability)이 좋아져 물기를 흡수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왁스를 버핑한 타월에 그냥 물을 묻히면 잘 젖지 않지만 비눗물을 묻히면 더 잘 젖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좋은 드라잉 에이드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좋은 드라잉 에이드의 조건으로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고, 친수성과 소수성 모두를 가지되 두 성질간의 적절한 밸랜스가 맞아야 하고 윤활성이 좋아야 합니다. 퀵디테일러 제품군을 드라잉 에이드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모든 퀵디테일러가 좋은 드라잉 에이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퀵디테일러가 좋은 드라잉 에이드인지 써보지 않고는 식별하기 힘듭니다만 발수를 강조하는 퀵디테일러, 왁스나 실런트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코팅 효과를 강조하는 퀵디테일러 등은 드라잉 에이드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잉 에이드에 대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도장면이 왁스로 잘 관리되어 있는 상태라면 세차 마지막 헹굼시 물기는 적게 남게 됩니다. 또한 드라잉 타월을 마른 상태에서 사용하지 않고 약간 축축한 상태에서 사용하면 도장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물기 흡수력이 좋아집니다. 즉, 정기적으로 왁스를 발라주고 드라잉 타월을 약간 적셔서 물기를 제거하면 드라잉 에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드라잉 에이드를 사용할 때 얻는 효과를 어느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장면의 물에 대한 반발력(발수) 정도에 따라 필요시 드라잉 에이드를 선택적으로 사용해도 되겠지요. 그렇지만 세차 프로세스의 일상적 과정으로 드라잉 에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해로울 것은 없으니 반대할 사항은 아니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오너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그렇게 하니까 으레 그렇게 하는 것이 맞구나..라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탈지 후 일시적 친수현상에 대하여
드라잉 에이드의 효과성을 보여드리기 위해 테스트 판넬의 탈지작업을 했습니다.
탈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도장면이 친수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 http://perfectshine.tistory.com/302
이번 탈지 작업은 맥과이어스 딥크리스탈 1번 페인트 클리너로 테스트판넬 표면을 클리닝 한 후 플래쉬왁스 브라운 로얄(원액 1: 물 3 희석)를 뿌려 고무장갑을 낀 상태로 도장면을 가볍게 문질러주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페인트 클리너 작업을 마치고 브라운 로얄로 세척한 상태에서 깨끗한 물로 헹굼하는 장면입니다.
판넬 윗쪽에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판넬 표면에 맺힌 것이 아니라 벽의 물방울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입니다. 깨끗한 물로 헹굼을 마쳤을 때 도장면 상태는 마치 친수표면이 된 것 같이 보입니다.
다음은 깨끗한 물로 헹굼을 마친 도장면을 IPA 원액으로 닦아낸 후 다시 깨끗한 물로 헹굼을 하는 동영상입니다.
IPA로 닦았을 뿐인데 오히려 발수가 살아납니다. IPA에 발수 성분이 있는걸까요?
아닙니다. IPA에 발수 성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잔류된 계면활성제를 IPA로 닦아냄으로써 도장 본연의 발수상태가 다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말씀하시길....탈지를 하고 도장면이 분명히 친수상태가 된 걸 확인했는데 확실한 탈지를 위해 IPA로 닦아냈더니 어찌된 일인지 발수가 생겼다며 당황스럽다라고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잘 설명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친수성 표면과 일시적 친수성 표면을 간단하게 식별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동영상에서 처럼 물기 가득한 도장 표면을 손으로 스윽 문질렀을 때 진정한 친수표면은 물층이 깨지지 않고 얇아지기만 합니다. 그런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서 증발에 의해 물기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일시적 친수 표면은 손으로 스윽 문지르면 물층이 얇아짐에 따라 도장 표면의 물에 대한 반발력이 얇아진 물층을 중심으로 물을 밀어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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