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인 주제이지만 광택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 이번 글의 취지입니다. “광택 그까이꺼 뭐 대~충 빼빠로 문지르고 걸레로 쓱쓱 닦으면 되는거 아녀?“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얻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최상급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지요.
1. 반사의 법칙, 정반사, 난반사
빛은 언제나 반사의 법칙을 따른다. 빛이 물체의 표면에 부딪힐 때 그 입사각과 반사각은 항상 같다는 것이 반사의 법칙이다. 여기서 입사각은 빛의 방향과 법선 사이의 각도를 말하며, 법선은 빛이 부딪히는 표면과 수직인 선을 말한다. 간혹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은 것을 ‘정반사’로, 입사각과 반사각이 다른 것을 ‘난반사’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은 설명이 아니다.
정반사는 물체의 표면에 닿은 빛이 모두 일정한 방향으로 반사되는 것을 말하며, 난반사는 표면의 굴곡에 의해 빛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
난반사에 있어서도 빛줄기 하나하나는 반사의 법칙에 따라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 표면으로 향하는 빛줄기의 방향은 같지만 거친 표면의 경우 무수한 빛줄기들이 부딪히는 각 지점들의 표면 각도는 제각각이므로 그 빛줄기들의 입사각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빛줄기들의 입사각 자체가 달라 난반사가 생기는 것이지 입사각과 반사각이 달라 난반사가 생긴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아래 그림을 보면 빛줄기들의 입사각은 모두 같고 반사각이 각기 다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다. 빛의 입사각은 빛이 부딪히는 표면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며 빛의 방향 자체가 입사각은 아니다.
이를 종합하여 도장 광택작업을 정의해보면,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도록 도장 표면을 매끈하게 연마하는 작업이라는 표현보다는, 빛줄기들의 입사각이 최대한 같도록(또는 빛의 정반사가 일어나도록) 도장 표면을 매끈하게 연마하는 작업이라는 표현이 더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2. 손톱 광택(네일 폴리싱)
어떤 물체, 어떤 대상이든 광택의 원리는 같다.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 난반사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광택의 원리를 체험해볼 수 있는 손톱에 광택을 내보았다.
* 다듬기 전
손톱 표면이 거칠고 굴곡이 있어 광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상태이다.
* 아래는 손톱 광택에 쓸 샌딩패드이다. 1500방부터 12000방까지 다양한 거칠기로 구성되어 있다.
(1) 1500방 샌딩 : 손톱 표면의 큰 굴곡을 거의 갈아내었다. 큰 굴곡은 사라졌지만 1500방 연마입자에 의해 표면은 거칠다. 난반사로 인해 손톱 표면은 하얗고 빛반사는 거의 없는 편이다.
(2) 1800방 샌딩 : 어떤 차이를 느끼기에는 1500방과 너무 가까운 단계의 샌딩이다. 시각적인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우며 손끝으로 문질러봤을 때에는 미세하게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3) 2400방 샌딩 : 2400방 역시 시각적으로는 별 감흥이 없다.
(4) 3600방 샌딩 : 약간의 감흥이 느껴지는 단계이다. 빛 반사가 살짝 나타나는 느낌이다.
(5) 4000방 샌딩 : 3600방의 감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6) 6000방 샌딩 : 손톱 표면의 불투명이 걷히고 서서히 투명해지는 느낌이다.
(7) 8000방 샌딩 : 이 정도만 되도 괜찮은걸! 하는 수준까지 손톱 표면의 빛 반사가 좋아졌다. 12000방 샌딩을 하면 이보다 좋아질 수 있을까? 싶었다.
(8) 12000방 샌딩 : 8000방 샌딩도 뛰어났지만 12000방 샌딩은 8000방 샌딩을 확실히 뛰어넘었다.
손톱은 모스경도 기준 2.5 정도로 연마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경도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조직은 치밀한 편이어서 연마를 통해 상당히 매끄러운 표면을 얻을 수 있었다. 샌딩패드가 아니더라도 '네일샤이너' 제품으로도 훌륭한 손톱광택을 연출해볼 수 있다.
3. 돌 광택
돌 광택 역시 광택의 원리는 같다. 빛이 정반사할 수 있도록 표면을 최대한 매끄럽게 연마하면 된다. 다만 돌 광택을 위한 전용 약제와 패드 그리고 폴리셔가 있어야 효과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수작업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욕심 같아서는 정말 유리알같이 반짝이는 광택을 내고 싶지만 재료도 재료이거니와 돌 광택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여 얼마나 광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광택 작업 전]
샌딩은 50방, 100방, 200방, 400방, 600방, 800방, 1500방까지 하였고, 이후부터는 마이크로화이버 타월에 멘제르나 FG400을 묻혀 수없이 반복했고 더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 작업을 마쳤다.
[광택 작업 후]
언뜻 보면 돌멩이 표면에 투명페인트를 발라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반사된 상의 선명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현재의 준비상태로는 여기까지가 최선이다.
[광택 작업 전후 비교]
물체의 매끈한 표면은 빛을 일정하게 한 방향으로 반사하므로 그 반사된 방향의 경로에서 물체의 표면을 보면 매우 밝지만 그 경로에서 벗어난 각도에서 물체의 표면을 보면 어둡게 보인다. 즉, 표면이 매끈할수록 빛을 반사하는 지점은 더욱 밝아지는 반면에 빛을 반사하지 않는 대부분의 부위는 더 어둡게 보인다. 위의 돌멩이 광택 작업 전과 후의 사진을 보면, 전체적으로 광택 작업 후의 돌멩이의 색감이 더 진하거나 어두워 보이며 빛이 반사되는 위쪽 끝부분은 밝게 빛나고 있다. 스월마크가 많은 차에 비해 도장면 관리가 잘 된 차의 색감이 더 짙게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오늘의 광택잡설은 여기까지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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