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363)
Shorts (8)
핸드폴리싱 가이드 (7)
핸드폴리싱 프로젝트 (12)
제품 개발 (5)
Articles (43)
Detailing Guide (14)
Waxing & Polising (48)
Useful tip (19)
나의 차가꿈 (4)
Pro detailing (8)
Review (19)
Resources (37)
디테일링 용어사전 (16)
터치업 페인트 (6)
카나우바왁스 탐구 (16)
도막두께측정 (5)
DIY Recipe (5)
Santafe SM (11)
My story (79)

daisy
daisy rss
tistory
page counter
2013. 11. 5. 11:12

  4년 전, 강남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업무차 만난 미국인과 식사 중 약간의 루스한 분위기를 틈타 "내 취미는 오토 디테일링이다." 라고 그에게 넌지시 운을 띄운 적이 있었다. 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니 뭔가 통할거라는 기대와 함께. 그런데, 그의 반응은, 눈을 조금 더 크게 뜨고 입술을 앞으로 약간 튀어내어보이며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내는 것이었다. 설령 그가 오토 디테일링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용어자체가 영어이기 때문에 그 의미만큼은 당연히 알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야무진 착각이었다. 쉽게 풀어 설명하고나서야, "오! 그게 뭔지 알겠군요. 그런데 그런거 할 시간이 저에게는 전혀 없답니다. 주중엔 출장이 잦아 주말이나 되야 집에 들어가는 날이 많아서요." 그러더니 내 취미에 대해 더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디테일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지만 미국인에게조차 오토 디테일링은 그렇게 낯선 것이었다.






  디테일링이란 단어는 의미전달면에서 직관성이 떨어진다. 디테일링 애호가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자동차 디테일링이란 표현을 들었을 때 그 뜻을 쉽게 짐작하기가 어렵다.  자동차 디테일링은 자동차의 내,외부를 신차 상태의 깨끗함으로 복원하고 더 나아가 보호제를 바르는 등의 예방활동을 포함한다. 영어권 표현으로는 '오토 디테일링(auto detailing)'이라고 하고, 영국에서는 Car Valeting이라고도 한다. 디테일링(detailing)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일반인은 이런 유추가 쉽지 않다) 차의 세밀한 부분까지 그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는데, 도어잼(door jam), 엔진룸, 대쉬보드, 매트, 시트, 유리, 휠, 타이어 등을 포함하며, 특히 도장면의 경우 표면의 이물질, 얼룩, 산화막, 스월마크 등을 제거하여 투명한 광택이 표출되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프로세스적 활동이다. 






  퍼펙트샤인까페의 회원수가 7만 5천명을 뛰어넘었지만, 여전히 '디테일링'이라는 용어를 외래어로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서먹하다. '디테일링'이 '캠핑'만큼이나 대중적인 용어가 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한글꼴 '안상수체'의 창안자인 디자이너 안상수 선생은 이미 외래어로 자리잡은 '디자인(design)'이라는 용어를 순한글 표현인 '멋지음'으로 부른다고 한다. 길지 않고 간결하며 그 자체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멋진 용어다. 


디테일링도 그런 멋진 우리말 표현으로 바꿔 부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램에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다.  세차나 광택이란 용어로 디테일링을 설명하기에는 김밥에 햄이나 단무지만 빼먹는 것 같아 부족하게 느껴지고 서운하기까지 하다. 우리말일지라도 맘에 드는 말을 만들거나 찾아낸다는게 참으로 어려웠다. 그러다가 마침내 맘에 드는 단어를 찾아서 만들어냈다.




자동차 디테일링의 우리말 표현 : 차가꿈


  '가꾸다'의 의미는 동아새국어사전에서는 2번째 뜻으로 [좋은 상태로 만들려고] 잘 보살피다라는 의미로 설명되어 있고,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3번째 뜻으로 좋은 상태로 만들려고 보살피고 꾸려 가다라는 의미로 설명되어 있다. 가꾸다라는 우리말이 디테일링의 본연의 의미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차'와 가꾸다의 명사형인 '가꿈'을 합성하여 '차가꿈'을 만들게 되었다. '차가꿈'은 차를 가꾼다는 의미와 차가 꿈일 정도로 차를 좋아한다는 두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재미있는 용어이기도 하다. '차가꿈'의 발음은 [차ː가꿈]으로 해야 혼동을 피할 수 있다.


예문을 들어보자. 


 제 취미는 차가꿈입니다.

 갓파더님! 한달에 차가꿈은 몇번이나 하세요?

 만렙토끼님은 어제 차가꿈하느라 밤을 꼴딱 새웠다.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저는 차 가꾸는 (또는, 차가꿈하는) 남자 샤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디테일링이란 용어와 차가꿈을 병행하여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신문에 광고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장하거나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욕심같아서는 이 글을 보시는 디테일링 애호가들께서는 디테일링이란 용어 대신 차가꿈을 사용해주시면 좋겠지만 과욕이라 생각하고, 우선 나부터 우리말 '차가꿈'을 사용하고자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