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택 작업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 다음 그 과정에서 생긴 흠집들을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미세한 흠집들로 쪼개어 가는 것입니다. 아래 #1500 샌딩이 울퉁불퉁한 표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평탄화 작업의 결과입니다. #2400 샌딩부터는 #1500 샌딩에서 생긴 흠집들을 점점 잘게 쪼개는 과정입니다. 손톱을 예로 들었지만 자동차 도장도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도장 광택 과정을 살펴볼까요?
「컴파운딩 a.k.a '초벌'」
컴파운딩은 도장면의 자유분방한 흠집들을 완전히 해체하고,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인 깊이의 흠집으로 대체하는 작업입니다. 아래 사진에서는 컴파운딩 과정을 중반, 후반, 완료 등으로 구분하여 마치 여러 단계를 거친 것처럼 보이지만 연마 과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분리하여 연출한 것입니다. 한 종류의 컴파운드와 패드로 문지르기 시작하여 연마력이 소멸될 때까지 계속 문지르면 그 과정 속에서 저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컴파운딩을 마쳤을 때 컴파운딩 마크(패드 데미지, 연마 자국, 패드 스월 등으로도 불림)가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를 통해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충분히 컴파운딩 하면 컴파운딩 완료 사진에서와 같이 미세한 정도의 컴파운딩 마크가 남는데도 불구하고 컴파운딩 중반~후반 쯤에 서둘러 작업을 멈춘다면 컴파운딩 마크가 선명하게 남아 후속 작업이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용 컴파운드로 두 번 이상 반복 작업을 한다거나(이렇게 해도 부족할 수 있음), 훌륭한 마무리 능력을 갖춘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 또는 원스텝 컴파운드를 쓸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의 최종 광택도가 훌륭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그걸 또 보완하기 위해 마무리용 컴파운드로 한 번 더 작업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핸드폴리싱에서는 특히 마무리 퀄리티가 좋은 헤비컷 컴파운드를 쓰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까지 문질러야 좋은 마무리 결과가 나타나는지 미리 파악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 결과가 컴파운드의 한계인지, 적용상의 문제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마무리 퀄리티가 좋은 헤비컷 컴파운드는 초중반엔 강한 연마력을 보이다가 중반 이후 연마력이 점차 줄어들어 폴리싱 a.k.a '중벌'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컴파운딩 마크를 제거하기 위한 중간 폴리싱 작업을 생략하고 바로 마무리 폴리싱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 '다들 마무리 퀄리티가 좋은 컴파운드라고 하는데 내가 쓰면 그렇게 좋은 줄 모르겠다' 싶을 때는 3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너무 많은 양의 컴파운드를 쓴다.
컴파운드의 양을 늘리면 도장면을 컷팅할 수 있는 연마재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연마력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으나 더불어 작업시간이 늘어나야 됩니다. 연마재가 충분히 분쇄되어 연마력이 소멸되어야만 마무리 퀄리티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작업시간이 길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몸도 지치기 때문에 컴파운딩 중반에 서둘러 멈추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마무리 퀄리티가 뚝 떨어지게 되죠. 컴파운드 양을 절반 또는 그 이하로 줄여서 충분히 문질러보세요.
둘째, 충분히 문지르지 않았다.
뿌옇던 컴파운드가 투명해지고 왁스처럼 부드러워질 때까지 충분히 문질러야 하고 왁스처럼 부드러워지면 더 힘을 빼서 빠르지 않더라도 골고루 여유있게 문질러주면 가장 좋습니다. 컴파운드의 양이 많고 작업 부위가 넓으면 충분히 문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컴파운드의 양을 줄여보시고 작업부위도 더 줄여보세요.
셋째, 너무 세게만 문지른다.
너무 세게만 문지르면 기존 흠집은 사라질지언정 컴파운딩 마크가 깊게 생겨 마무리 퀄리티가 좋아지기 어렵습니다. 흠집 깊이에 따라 초반에는 강하게 문지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반부터는 너무 세지 않게 문지르는 것이 좋고, 후반부터는 더 힘을 빼서 마치 왁스를 바르듯 부드럽게 문질러야 마무리 퀄리티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헤비컷 컴파운드의 마무리 퀄리티가 좋지 않다면 타월로 컴파운드 잔유물을 다 닦아낸 후 컴파운드의 추가 투여 없이 패드에 묻어 있는 컴파운드만으로 컴파운드가 투명해질 때까지 계속 원을 그리며 문지릅니다.
「 마무리 폴리싱 a.k.a '피니쉬, 말벌, 막벌, 종벌 등'」
마무리 폴리싱을 하는 목적은 컴파운딩 마크를 완벽히 제거하여 무결점의 도장 표면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마무리 폴리싱이 잘 되면 정오의 햇빛에 도장면을 비춰도 미세한 스월 하나 없는 상태가 되죠. 그럴려면 컴파운딩 단계에서 원래 있던 흠집을 완전히 해체해야하고, 컴파운드의 연마력이 소멸될 때까지 충분히 문질러서 최소한의 컴파운딩 마크를 남겨야 합니다.
아래 사진은 컴파운딩 후 도장면 상태입니다. 형광등 불빛에서 컴파운딩 마크가 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입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잘 안 보이기도 합니다.
형광등 조명에서 보일 듯 말 듯 한 컴파운딩 마크가 LED 조명에서는 확연히 드러납니다. 2 Step(컴파운딩 - 마무리) 핸드폴리싱을 위해서는 컴파운딩 마크를 이 정도 수준까지 줄여야 마무리 폴리싱을 통해 무결점의 도장면을 얻을 수 있습니다. 컴파운드 제품에 따라서 이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 폴리싱을 마친 상태의 도장면입니다. LED 조명에서도 컴파운딩 마크가 보이질 않습니다.
핸드폴리싱의 마무리용 컴파운드는 이왕이면 연마력이 높은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컴파운딩 마크가 조금 더 남더라도 마무리 폴리싱에서 제거할 여지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죠. 그런점에서 Sonax Perfect Finish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제품이름에서 마무리용 느낌을 강하고 주고 있긴 하지만 실상 연마력을 보면 거의 중간 연마력을 가진 녀석입니다. 마무리 퀄리티가 뛰어난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로 볼 수도 있습니다.
☞ EXQ 트라이앵글 피니쉬컷은 제가 자주 쓰는 녀석입니다. 멘제르나와는 달리 닦임성이 좋습니다. 연마력도 괜찮고 마무리도 아주 깔끔하게 떨어지는 녀석이죠. 이 녀석을 만나기 전까지는 멘제르나 SF-3800만 고집했었는데 이제는 굳이 멘제르나를 써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머신폴리싱에 쓰면 가루날림이 심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핸드폴리싱에서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 3D 520 Finishing Polish도 성능은 트라이앵글 피니쉬컷만큼 좋은 편이고 좀 더 부드럽게 문질러지는 느낌입니다. 다만 닦아낼 때 잔사가 남아 깨끗하게 닦으려면 조금 수고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컴파운드 잔사는 멘제르나와 비슷하거나 약간 덜 한 정도입니다.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가 없다면?」
헤비컷 컴파운드를 쓰기에는 과한 것 같고, 마무리용 컴파운드로는 흠집이 해체되지 않는다면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가 필요한 때입니다. 중간 연마용 컴파운드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방법은 있습니다. 강한 연마용 컴파운드라도 양을 줄이면 연마력이 빠르게 소멸되어 연마량이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A4 크기의 면적에 옥수수알 1~2톨 크기로 컴파운드를 투입해서 충분히 문질러보고 효과에 따라 컴파운드의 양을 줄이거나 늘리시면 됩니다.
「헤비컷보다 더 강한 컴파운드가 필요하다면?」
가지고 있는 헤비컷 컴파운드의 연마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컴파운딩 중반 이후로 연마력이 빠르게 떨어지므로 컴파운딩을 중반까지만 하고 닦아낸 후 다시 컴파운드를 투입하여 작업합니다. 이렇게 반복하면 체력을 아끼면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연마를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의 연마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컴파운드를 새로 투입하지 않고 패드에 묻어 있는 컴파운드만으로 충분히 문지릅니다.
이외에도 #4000 이상급 샌딩패드로 샌딩 후 컴파운딩 - 마무리 폴리싱 순으로 작업하는 방법, 헤비컷 컴파운드와 마이크로화이버 타월의 조합으로 강하게 문지른 후 컴파운딩 - 마무리 폴리싱 순으로 작업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모두 시도해볼만한 방법이므로 상황에 맞게 적용하시면 됩니다.
완성도 높은 핸드폴리싱을 위해서 헤비컷 컴파운드와 마무리용 컴파운드의 구비를 권해드립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컴파운드들은 직접 사용하여 성능을 검증하거나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성능을 확인한 제품들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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