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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7. 15:55

지난 8월 엄청나게 더웠습니다.

더더구나 저희집은 에어컨이 없어서 그 어떤 해보다 더운 여름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덥다는 때를 택해 4박 5일간 캠핑을 떠났었습니다. 캠핑을 다녀와서 보니 작은 식물들이 상당수 말라죽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늬홍콩야자'로 알고 있는 이 녀석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상태입니다.

 


얼마 못가 다 시들어버릴 줄 알았는데 잎사귀 몇개가 계속 파릇합니다.

혹시 몰라 1주일에 한번씩 계속 물을 주고 있습니다.



죽었으면 다 누렇게 떠야하는데 3주가 지나도록 저렇게 파릇하게 살아있네요. 




이 녀석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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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6. 00:52

지난 8월 중순께 지인으로부터 책 한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쌍용자동차 이야기를 담은 '의자놀이'라는 책이었습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625252



주류 미디어를 통해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네임밸류가 없었다면 아마 조용히 묻혔을 수도 있는 약자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은 왜 그들의 전부를 걸고 투쟁해야만 하였는가?

22명의 죽음,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을 보시면 이 두가지 궁금증을 해소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역사는 강자들의 기록이자 해석이듯 현실의 강자인 기업과 공권력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해석이겠죠.

단순히 강자들 편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기까지합니다. 진짜 문제는 그것이 아무 필터링 없이 인터넷을 떠돌아 다니고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그것을 사실인 양 믿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태의 본질은 배제되고 사실을 완전히 왜곡한 지식인 답변을 봐주세요. 

☞ [쌍용자동차 노조사건 개요를 알고 싶습니다


'의자놀이'는 약자의 기록이자 해석으로서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피가 뜨거워지기도 하고 가슴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약자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고 있었다는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번째로 읽을 때에는 그렇게 가슴으로만 책을 읽어야 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은 감성에 호소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조금은 더 냉정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감성에 이끌려 전개되는 이야기들에 거의 반사적으로 동조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책의 흡입력은 대단하다고 해야할까요.


두번째 읽을 때 비로소 머리로 읽을 수 있었는데 이것은 쌍용자동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회사의 정책에 반발하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사측은 직장폐쇄를 하는 동시에 외부 용역의 방패 아래 노조원들에게 기존 노조를 탈퇴하고, 사측에 순종적인 어용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 위협합니다. 그렇게 산 자에게는 입에 재갈을 물려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노조를 완전히 와해시킨 곳이 전국적으로 십여곳에 이른다고 합니다. 더욱 문제는 국가에서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회사의 처우가 부당해도 참아야 하고 경영상의 이유를 대며 해고를 한다면 두말없이 나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좀 찜찜한게 있습니다. 책 밖으로 나와서.. 그렇다면 2009년 쌍용차 노조의 77일간의 옥쇄파업을 금속노조, 민주노총 등의 외부세력에 의해 주동된 불법파업이라고 인정한 쌍용차 현 노조위원장은 심지어 지난날의 파업반성문까지 써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는데... 쌍용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산자들은 과연 변절자들일까.. 그들도 약자인데 그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는건 아닌가.. 그렇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본 들 구경꾼 조차도 못되는 내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수 있을까하는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분명 진실은 존재할 것이고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요즘 세상은 정말 정신 바짝차리지 않으면 한순간 나도 좀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접하는 정보나 뉴스가 팩트인지, 어떤 부분을 흡수해야 하고 어떤 부분을 차단해야하는지 스스로 점검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잘못된 정보에 감염되어 그것을 진실로 단정하고 다른 방식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모두 물어버리려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팟캐스트 형식의 미디어에도 귀기울여봐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뉴스타파 22회 노조박멸 3단계 대작전]

  


공지영 작가는 정리해고를 의자놀이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산 자들끼리 피튀기며 싸워야 하고, 그 싸움 끝에는 산 자들조차 모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생존싸움이라는 것입니다. 경영책임으로 인한 회사의 위기를 노동자의 해고로만 타개해보려고 하는 사태에 대해서 노동자들은 순순히 잠자코 해고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인가.. 기업윤리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한걸까.. 적극적인 해고 회피 노력은 하지 않고, 정해진 자리를 놓고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사측의 행위는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비단 쌍용자동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노동계의 현실이자 미래의 일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안되는데 말입니다. 이 책은 또다른 의자놀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아져 결국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인세와 판매수익금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위해 기부된다고 합니다.

이 책의 목적이 수익금의 기부에 있지는 않을겁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약한 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강자가 약자를 맘대로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자의 이야기라는 표현보다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 어쩌면 우리들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요.) 국민이 똑바로 지켜보는 앞에서는 제 아무리 힘쎈 자본이나 권력이라도 함부로 못하지 않겠습니까? 지금부터라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런 일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볼 생각입니다. 의자놀이는 제게 그런 계기를 가져다 준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책을 선물해주신 분께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의자놀이는 공지영 작가 혼자서 집필한 것이 아니라 르포르타주인만큼 기사, 칼럼 등을 많이 인용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섬세한 인용의 표시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지영 작가와 원저자간의 다툼까지 발생했는데요. 이 책의 좋은 취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 그러나 따질 것은 따지고 고칠 것은 고쳐야겠지요.


아래는 의자놀이 논란에 대한 의견들입니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2752.html

http://blog.naver.com/bnormajean?Redirect=Log&logNo=4016551141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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