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재구성할 수 있는 꿈을 자각몽(自覺夢)이라 한다. 대부분은 꿈을 꿈이라 인지하지 못하고 꿈 속의
상황을 현실로 인지하여 꿈 속의 상황에 따라 웃거나 울거나 괴로워한다. 때론 꿈을 꿈이라 인지하기도
하는데 꿈을 꿈이라 인지하는 순간 잠에서 깨어나기 일쑤여서 제대로 된 자각몽을 꾸기가 정말 쉽지 않다.
자각몽을 꿀 수만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 것인가!
자각몽에 대한 끊임없는 염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늘상 꿈을 현실로 인지하고 만다. 그럴 때의 기분이란 마치 꿈에 능욕당한 것 같은 느낌. 더더욱 그 꿈으로 인해 슬픔과 괴로움을 느끼기라도 하면 더욱 그러했다. 그럴수록 자각몽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꿈은 휘발성이 아주 강하여 꿈에서 깨어난 시간에서 멀어질수록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때문에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꿈의 내용을 기록해두지 않는 이상 오래도록 그 꿈을 기억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예외적인 꿈도 있지만. 꿈을 기록하고 또 기록하라. 꿈의 줄거리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꿈 속에서 보았던 하늘 색깔, 내가 입고 있던 옷, 주변의 물건이나 장소, 내가 보았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입고 있던 옷, 내가 신고 있던 신발 등..
꿈은 꿈의 주인에게 늘 신호를 보낸다. 이것은 꿈이라고.
그 꿈의 표식은 아주 황당하게 그 꿈의 주인에게 나타나는데 때론 일그러진 TV화면이라던가,
때론 눈이 세개 달린 강아지(어느땐 가슴이 세개 달린 여자도 보았다),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간다던가..
현실에서 보았다면 정말 이상했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꿈 속에서는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꿈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꿈의 표식들을 기록해야 한다. 최대한 많이.
꿈의 주인에게 나타나는 그 꿈의 표식들에서 공통점을 찾거나 표식들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떠올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꿈 속에서 그 표식들을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그땐 영낙없이 꿈인 것이다.
지금 이순간도 꿈일 수 있음을 항상 의심하라.
혹시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확인하는 습관은 언젠가 꿈 속에서 꿈을 확인하는 습관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모니터 속으로 손가락이 들어가는지 확인해보기도 하고, 달력의 숫자들이 제대로
인쇄되어 있는지도 봐야한다. 재미있게도 꿈은 이러한 디테일한 부분은 잘 묘사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 이순간이 꿈인지 아닌지를 가장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바로 디테일링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기억하라. 지금을 의심하지 않으면 꿈에서도 의심하지 못한다.
정말이지 딱 한번 자각몽을 꾸어 본 적이 있다.
그때 어땠는가.. 자각몽을 인지한지 십여초나 흘렀을까..자각몽을 꾸기만 하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
자각몽에서는 상상이 곧 현실이 된다. 지면으로부터 발바닥이 서서히 부양하는 느낌. 아주 서서히 몸이
떠오르는 그 느낌..너무 큰 희열 때문이었을까..의식이 꿈을 깨뜨리고 현실로 넘어오고 말았다. 그때의
자각몽에 대한 체험 때문인지 나의 그 자각몽에 대한 염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을 선택한 남자
시골마을 작은 구멍가게에나 붙어있을 법한 아주 좁고 허름하기 짝이 없는 단칸방 내부가 보인다.
이불이 깔린 공간보다 조금 넓은 공간이었고 옷가지가 그 좁은방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흘려져 있었다.
라면을 끓여먹고 얼른 구석으로 치워진 듯 보이는 누런 양철 냄비엔 먹다 남은 라면 국물과 면발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 방안이 온통 퀘퀘한 냄새다. 잠들어 있는 그의 표정만이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낮에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온동네의 쓸만한 쓰레기는 모두 수집한다.
두툼한 골판지부터 다 풀어버린 아이들 학습지, 소주병, 음료수 캔, 고장나서 버려놓은 자전거..
모두 리어카에 싣고는 고물상에 가져가는 것이 그의 일이다. 수입이 좀 짭짤한 날이면 다음날이
바로 그의 휴일이다. 힘들기만 할 것 같은 그의 하루 일과와 혀를 차도 모자랄 너저분한 방구석..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뭐하나 달라지지도 달라질 것도 없는 그의 삶은 정작 그에게는 삶이 아니라
껍데기일 뿐 그가 느끼는 진정한 삶은 아무도 볼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의 현실은 다른 사람의 현실과는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에게 현실은 낯설고 고단한 외출일 뿐이다. 그가 꿈을 지배할 수 있게 된 그때부터.
꿈 속에서 그는 초능력자 이상이었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면 순식간에 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으며, 떠나간 옛사랑의 마음을 되돌려 그를 열렬히 사랑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필요하다면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신 부모님과의 즐거웠던 한때를 리플레이 할 수도 있고, 리무진 뒷자석에 몸을 기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밖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가 거부할 수 없는 유일한 한가지는
그 낯설고 고단한 세계로의 외출이었다.
마지못해 깨어난 그는 꺼진 배를 쓰다듬으며 길가 전봇대에 매어놓은 리어카로 향한다.
굳게 다문 입술, 오늘따라 리어카로 가는 길이 유난히 어지럽다.
그의 낯설고 고단한 외출이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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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노트북의 이동 편의성을 위해 그동안 처박아놓았던 공유기를 다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직접 케이블을 노트북에 연결했을 때보다 30~40% 가량 다운로드 속도가 감소하더군요.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 이건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티스토리 블로그에 로그인 한 후 통계 페이지나
플러그인 설정 페이지만 들어가면 그때부터 인터넷이 순식간에 느려지더니 잠시 후엔 거의 의식을 잃더군요.
티스토리뿐만 아니라 인터넷 자체가 안되버리는 현상이지요. ipconfig 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모뎀도 이상이 없어보이는데..또한 공유기로의 admin 접속 또한 문제없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티스토리 사이트의 치명적인 버그로 내심 단정짓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면 잠시 후
다시 인터넷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음..10분~15분 정도? 오류의 재현을 위해 다시 티스토리 통계 페이지와
플러그인 설정 페이지를 과감히 들어가봅니다.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확실히 확인하였습니다.
혹시 동일한 증상을 겪고 있는 동지가 있나 티스토리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없더군요.. 한명도..
무수한 서핑 끝에 마침내 그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았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공유기 설정과 티스토리 통계 및 플러그인 설정 페이지간의 부조화가 문제였습니다.
특히 플러그인 설정 페이지는 다수의 TCP 패킷이 서버와 교환되어야 하는데 TCP 송수신 요구가 너무
많다보니 공유기의 해킹 차단 설정에 의해 네트워크가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되었던 것입니다.
해킹 특성상 TCP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관계로 공유기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SPI 방화벽이라는
설정에 의해 외부로부터의 접속을 차단하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저와 유사한 증상을 겪고 있는 분이 계시면
아래와 같이 'SPI 방화벽 사용 안 함'으로 설정하시면 되겠습니다.
공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SPI 방화벽을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위험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공유기는 Netgear 제품인데 공유기마다 설정 페이지의 모양새는 다를 수는 있지만
WAN 설정 또는 WAN 설정과 관련된 페이지를 들어가보시면 SPI방화벽 설정 항목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증상을 겪고 계신 분들은 적용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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