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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2. 09:55

플라스틱 트림 상처 복원



  도어 안쪽의 플라스틱 트림은 차에 오르고 내리면서 발에 채이거나 딱딱한 무언가에 상처받기 십상이다. 무른 것에 채이면 대부분 닦여지지만 조금 단단하거나 날카로운 것에 채이면 그곳이 하얗게 일어나 아무리 닦아도 회복시키기 어렵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깨끗이 닦고 플라스틱 트림 또는 인테리어 보호제를 발라 상처가 조금 덜 보이게 하는 것이 그동안의 상책이었다.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봤다. 드라이어로 뜨겁게 가열해보기도 했고, 하얗게 일어난 곳을 연필로 칠해 조금 어둡게 만들어보기도 했으며, 도장에 생긴 스크래치에 쓰는 폴리싱 컴파운드로 문질러보기도 했다. 별 소득은 없었다. 누군가는 사포로 갈고 컴파운드로 문질렀더니 깨끗하게는 되었는데 그 부분의 색이 변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고도 했다. 트림용 또는 인테리어용 보호제들은 표면에 발랐을 때 색상을 조금 더 짙게 만들어주어 상처를 조금 덜 보이게는 해주지만 그 역시 한계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처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정말 복구할 방법은 없는 걸까? 도색을 하거나 안감을 덧대는 방법, 아예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 이외에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뭔가 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경중에 따라서 감쪽같이 안보이게 할 수도 있고 여전히 보이긴 하지만 조금 덜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정도의 효과일까?


  먼저 상처가 있는 도어 트림 사진 한 장을 보자. 사선으로 길게 난 세 개의 스크래치가 보인다. 이 정도면 보호제로 드레싱했을 때 어느 정도 완화는 되나 충분히 가려지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아래는 작업 후의 사진이다. 물론 보호제로 드레싱하지 않은 상태이다. 상처는 여전히 보이긴 하지만 상당히 완화되었다. 이 상태에서 보호제로 드레싱하면 조금 더 상태가 호전될 것이다




  상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빨간 동그라미 부분의 상처를 확대해서 살펴보자. 길게 홈이 파지면서 홈을 따라 하얀 부스러기가 지저분하게 일어나 있다. 이 하얀 부스러기들이 상처를 보다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 상처가 깊고 넓으면 이런 부스러기들이 더 많이 붙어 있고 부스러기들을 제거해도 홈 자체가 깊고 넓어 완화는 되지만 흔적이 적지 않게 남으며, 상처가 얕고 좁을 경우에는 상처의 흔적이 적게 남는다.




  이 상처는 얕고 깊지 않아 마치 포토샵으로 지운 것처럼 감쪽같이 제거되었다.




  조금 더 깊은 상처에 대한 작업 효과를 살펴보자. 깊이가 쉽게 느껴질 정도의 상처 두 줄이 나 있다.




  이번에 소개할 방법으로 열심히 복구해보았다. 자세히 보면 깊은 홈 2개가 보이긴 하나 흰 부스러기가 보이질 않아 언뜻 봐서는 상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했을까?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상처가 난 방향으로 왕복하며 지그시 여러 번 문질러주면 된다. 흰 부스러기가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문질러줄 필요도 있다. 사실 방향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처음엔 상처가 난 방향으로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중간 중간 부스러기들을 손으로 쓸어내리면서 작업 진행정도를 확인하는 정도면 된다. 흰 부스러기가 그래도 잘 떨어지지 않으면 손톱으로 살살 긁은 후 다시 도구로 문질러 주면 조금 더 효과가 있다.

 




이번 상처는 흔적이 조금 남긴 했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 조금 덜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상태에서 트림 보호제로 드레싱을 하면 조금 더 완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엇으로 했을까?

 

도구는 다름 아닌 칫솔이다. 칫솔 손잡이 끝으로 문지르는 것이다. 꼭 칫솔이 아니어도 좋다. 플라스틱 모나미 볼펜 끝으로 문질러도 좋다. 이것저것 사용해본 결과 칫솔 손잡이 끝이 제일 편했다.

 



칫솔 끝으로 문지르기 전에 이것만은 확인해보자. 첫째, 플라스틱 트림이어야 한다는 점, 둘째, 상처 부위에 서서히 지그시 문질렀을 때 칫솔 끝에 의해 새로운 상처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 셋째,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차분히 문질러야 한다는 점이다. 몇번 문지른다고 금방 상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1cm 길이의 상처라면 50번 이상 문지를 생각을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그 이상도 문질러야 한다. 칫솔은 잘 휘어지는 칫솔로만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딱딱한 재질의 칫솔이라면 본격적으로 문지르기 전에 서서히 지그시 문질러서 새로운 상처가 생기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트림의 플라스틱 재질보다 무르고 끝이 뭉툭해야 트림 표면에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칫솔 끝으로 문지름으로써 하얗게 일어난 부스러기들은 떨어져나가고 상처의 가장자리가 매끈하게 다듬어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상처 복원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트림 플라스틱의 경도, 상처의 깊고 넓음 정도, 칫솔 재질의 경도 등 정말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보는 것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란 기대 정도만 가지고 접근하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주의하셔야 할 점은,

아무리 경도가 낮은 플라스틱 칫솔이지만 너무 세게 문지르거나 과도하게 문지르면 트림의 플라스틱 표면의 무늬가 닳게 되어 무늬가 뭉개지고 그 부분만 유난히 반질거리게 됩니다. 마찰과정이기 때문에 닳는 것과 반질거림이 생길 수 밖에 없지만 문지르시면서 너무 반질거리는 것은 아닌지, 표면 무늬가 너무 뭉개지는 것은 아닌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4. 5. 29. 12:06

차를 아끼는 비결




  아직도 생생합니다. 

순결함 그 자체였지요. 처음 본 순간 말을 잊었습니다. 만져볼 생각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찼습니다. 황홀했습니다. 누구의 손때도 타지 않고 한 점 더러움 없이 온통 깨끗함으로 빛나고 있는 모습. 타이어의 옅은 흙먼지까지 사랑스러웠습니다. 첫눈에 반한거지요. 오래 오래 아끼며 타야지 몇 번이고 마음먹습니다.



   언젠가 그 흥이 깨지는 최초의 날은 오고야 맙니다. 

크든 작든 그 순결함에 금이 가는 거죠.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문짝에서 실지렁이 같은 상처를 발견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그 실지렁이 같은 게 클로즈업되면서 모든 것이 멈춘 듯 했습니다. ‘이건 상처가 아닐 거야. 거미줄이 붙은 거 아닐까?‘ 눈을 의심하며 떨리는 손끝으로 건드려본 순간 말을 잊었습니다. 슬픔, 분노, 원망, 좌절, 후회.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습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아끼며 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허공에 대고 한참 욕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밥은 그저 밥일 뿐인데 그날 저녁은 밥 한술 뜨기도 어려웠습니다. 



   차에 상처가 났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속은 무척 상한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목을 잡습니다. 아예 도장이 벗겨지거나 찍힌 것이라면 당연히 전문샵에 맡기겠지만 그만큼 심하지는 않으면서 그렇다고 직접 해볼 수도 없는 상황이 문제가 되죠. 상처를 볼 때마다 마음은 쓰이지만 우선은 그냥 두기로 하고 상처들이 더 생기면 그때 한꺼번에 맡기는 걸로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그런데 방치된 작은 상처들이 하나 둘 늘다보면 마음이 점점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어느 날 다른 차가 비비고 간 흔적을 발견하거나 후진하다 기둥을 들이받아도 아무렇지 않은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쯤 되면 차 열쇠를 처음 쥔 날의 약속은 더 이상 지키기 어렵겠지요.



   이런 점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에 발표한 이 이론은, 어느 날 건물의 유리창 하나가 깨졌을 때 빨리 갈지 않고 오래 방치할 경우 아무도 건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게 해, 깨지는 유리창은 점점 더 늘어가고 건물은 더욱 망가져 결국 건물이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이론입니다. 작은 허점이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지요. 뒤죽박죽된 실타래의 뒤엉킴도 처음 한 가닥의 엉킴에서 시작되었듯 찌그러지고 긁히고 벗겨져 만신창이가 된 차도 그렇게 되기까지의 작은 시작은 있기 마련입니다. 





   동네를 한 바퀴 슬렁슬렁 돌아다녀봤습니다. 

눈물자국처럼 시멘트물이 아래로 길게 굳어 있는 차, 문짝이 여기저기 찍혀 있는 차, 한 귀퉁이만 빼고 범퍼가 모두 무언가에 쓸려 있는 차, 새똥이 총알 맞은 자국처럼 여기저기 굳어있는 차도 보였습니다. 상처가 이제 막 하나둘씩 모여 가는 차에서부터 이미 만신창이가 된 차까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차라는 것은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처음부터 생각하는 분들의 차라면 저는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껴주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하나둘 놔두었더니 어느새 그렇게 돼버렸다라고 말씀하실 분이 적어도 한 분은 있을 것이기에 저는 그게 정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차를 오래도록 아끼며 타는 비결은, 작은 상처들을 어떻게 돌보는냐에 달려 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지만 사소한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전문샵으로 달려가는 것이 그리 녹녹치는 않습니다. 작은 상처들을 다루는 법, 아주 쉽지는 않아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희망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운전을 배우는 것보다는 훨씬 더 쉽습니다.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데 지레 겁을 먹고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고,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요령을 몰라 결과가 시원치 않은 경우도 있겠지요. 알맞은 도구와 요령만 있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상처를 꿰뚫어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어디까지가 복원할 수 있는 최선이냐!  최선의 기준은 상처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가 감쪽같을 수도 있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흉터처럼 흔적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판단하는 눈이 바로 상처를 꿰뚫어 보는 눈입니다. 흉터가 조금 남았다고 실패라 할 수 없고 그 상처가 가진 한계일 뿐입니다. 그 흔적은 더 이상 상처의 흔적이 아닙니다. 아낌의 흔적이고, 최선의 흔적이자 노력의 흔적이지요. 처음의 다짐은 그렇게 계속 지켜지는 겁니다. 상처를 꿰뚫어 보는 눈은 처음부터 가질 수는 없지만 경험이 쌓이면 저절로 갖게 되는 눈이니 조급히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알맞은 도구와 요령에 대해서 그리고 상처를 꿰뚫어보는 눈을 갖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