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2013년 10월 7일 "레시피는 나의 힘"이란 제목의 포스팅을 수정 편집한 것입니다.
텍스트로만 작성하여 흥미가 떨어질 뿐더러 요리 얘기로 서두를 시작하다보니 요리 포스팅인줄 아시고 그냥 지나치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포스팅 중간에 아주 어렵게 구한 자료를 링크하였는데 당시 그 자료를 찾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너무나 좋은 자료라서 혹시나 그냥 지나치셨다면 꼭 한번 보시라고 다시 끌어올렸습니다.
요즘은 정말 마음만 먹으면 어떤 요리든 도전해 볼 수 있는 시대다. 넘쳐나는 요리 블로그들 덕에 대충 따라하기만 해도 먹을만한 요리가 되니 말이다. 덕분에 나 역시 몇가지 요리에 대해서는 손님 접대용으로 내놓을 수 있고, 와이프가 아무런 먹거리를 준비해놓지 않고 하루 이틀 집을 비워도 나름 양질의 집밥을 아이들에게 먹일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것저것 레시피들을 섭렵하다보면 맛을 내는 원리 같은 것도 얼핏 알 것도 같다. 그중에서도 국거리들은 베이스가 비슷하고 만들기 쉬운 종목이다. 된장국, 콩나물국, 시금치국, 아욱국, 북어국 같은 국거리들이 특히 그렇다.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내어 다진 마늘과 주 재료(된장, 콩나물, 시금치, 아욱, 북어 등)를 넣고 맛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그리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포르륵 한 번 더 끓이면 일단 먹을만한 수준의 국이 완성된다. 이 모든 것이 다 레시피 덕분이다.
차가꿈 제품에도 공개된 레시피가 있다면 요리처럼 누구나 도전할만할까? 재료들만 있다면야 누구나 도전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공업용 화학물질들이다보니 개인이 구할 수 있는 재료는 매우 제한적이다. 레시피 구하기도 힘든데 재료까지 그 모양이니 차가꿈 제품을 DIY로 만드는 것은 거의 넘사벽이라 할 수 있다.
레시피만이라도 구하고 싶어 참 오랜 시간을 헤맸다. 어딘가 있을거라는 확신도 없이 꿈 속을 헤매듯 습관적으로, 시간 날 때마다, 부질없이 여기저기를 드나들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그날도 숱한 검색어 입력과 클릭질로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기대없이 한줄 두줄 읽어가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게 원하고 원하던 자료를 찾은 것이다. 한동안 스마트폰에 담아두고선 훈련병 애인 사진 들여다 보듯 은밀하고 흐믓하게 꺼내보았다. 그땐 그랬다.
자료의 저작권 관계로 그 내용을 카피 페이스트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링크로 대체하였다. 일단 아래 링크를 눌러 가볍게 훑어보시길.
보시다시피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제품군 설명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 그 예로, 광택제와 플라스틱, 비닐 클리너 제품에 대한 설명 부분을 살펴보자.
Car Polishes (일부만 발췌)
광택제에 들어가는 솔벤트의 주요 기능은 먼지, 기름기, 때 등이 묻은 표면을 세정하여 광택을 위해 표면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또한 왁스, 실리콘, 그 외의 성분들이 (도장) 표면까지 도달하도록 매개체 역할을 한다. 솔벤트는 높은 Kb Value를 가질 경우 도장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선정되어야 한다. 대개 40 Kb 미만의 솔벤트가 권장된다. 통상 사용되는 솔벤트로는 탈취 미네랄 스피릿, 탈취 등유, VM&P 나프타 등이 사용된다.
* Kb Value(Kauri Butanol Value) : Kauri copal 100g을 Butanol 500g에 용해시킨 용액 20g에 시험용제를 떨어뜨렸을 때 백탁 상태로 될 때까지 용제의 25℃에서의 ml 수치 (수치가 높을 수록 솔벤트의 용해력이 높아짐.)
Plastic and Vinyl Cleaners
카 인테리어는 플라스틱, 비닐, 가죽과 같은 다양한 표면을 포함한다. 모든 부분들이 적절하게 세정되고 보호받아야 된다. 순한 저포성(거품이 잘 나지 않는) 클리너가 보통 세정에 사용되고, 표면의 보호와 외관에는 적절한 실리콘 유도체 피막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 클리너 부문에서는 플라스틱과 비닐에 젖음성이 좋은 저포성 계면활성제가 요구된다. 이런 계면활성제들 중에는 decylamine oxide, caprylic/capric amidopropyl betaine, caprylic/capric amphoacetate 등이 포함된다. EDTA, sodium citrate, sodium metasilicate 및 소량의 TKPP 같은 빌더(세척강화제) 역시 사용될 수 있다. Glycol ethers 역시 세척력을 높여준다. 플라스틱, 비닐 광택제는 만들기 쉽다. 적절한 실리콘 에멀젼을 단순히 희석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더 높여주고, DIY에 결정적인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어려운 화학용어나 물질명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넘길 것은 넘기고 제품의 맥을 짚는데 핵심이 되는 부분만 낚아채면 되는 것이다.
타이어 드레싱, 플라스틱/비닐 클리너, 퀵디테일러 등의 레시피들을 보면 만들기에 따라서 된장국, 콩나물국, 시금치국만큼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리콘 에멀젼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재료다보니 DIY로 충분히 만들어 볼 수 있다. 2012년 10월에 소개한 "가성비 최고의 타이어 코팅제", "실리콘 에멀젼 응용편 : Clay Lube"도 실리콘 에멀젼을 응용하고 활용한 DIY 케미컬이라 볼 수 있다.
* 실리콘 플루이드와 실리콘 에멀젼은 자동차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관리용품에 폭넓게 활용되는 물질이다.
링크로 소개한 자료 이외에도 Dow Corning사에서 공개한 Car Care Products Formulation Tip과 Prototype Formulation 자료 등도 제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자사의 재료들을 사용한 포뮬러이다보니 일반인이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제품의 맥을 짚어내는데 필요한 부분만 참고하면 된다.
위의 링크된 페이지의 자료들 중에서 딱 하나만 골라서 읽어보고 싶다면 이 자료를 추천한다. 왁스에 대한 이해도를 상당히 높힐 수 있는 자료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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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물어오는 분들이 있다.
"이제 디테일링 접으셨어요?"
간간이 올라오곤 했던 블로그 포스팅이 재작년 10월 이후로 뚝 끊어져버렸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블로그 포스팅을 멈추었다고해서 차가꿈까지 그만둘 리는 없다. 내게 차가꿈이란, 손톱 발톱을 깍고, 칫솔과 치실로 치아를 보살피며, 길게 삐져나온 콧털을 자르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내 몸을 손질하는 것보다 몇 배 더 재미있고 보람차다는 점에서 차가꿈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취미라고 생각했던 차가꿈이 언젠가부터 평범한 일상이자 습관으로 느껴지면서 이걸 과연 취미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던 적도 있었다. 날씨만 좋으면 세차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고 한 번 세차를 했다하면 날이 어두워지거나 말거나, 날이 밝아오거나 말거나 차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취미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마주해야할 자잘한 일상들을 모두 차가꿈에 내어줄 수 있어야 취미라 자신할 수 있는 것일까?
나무의 자잘한 곁뿌리를 모두 잘라내면 아무리 원뿌리가 성해도 결국 말라죽고 말 듯이 차가꿈이 다른 일상들 속에서 조화롭게 자리잡지 못하면 삶 자체가 메말라버리기 쉽다. 평생의 취미라는 관점에서 보면, 차가꿈 역시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잡아야 하며 곁뿌리 같은 다른 일상들을 포기하며 차가꿈을 고집해서는 오랜 취미이자 평생의 취미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이 차가꿈을 평범한 일상으로 받아들인 것에 대한 자기 합리화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차가꿈을 평생의 취미라 생각하기로 했다.
평생의 취미까지는 아니어도 취미삼아 차가꿈을 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오버 페이스만큼은 항상 경계하시라는 것이다. 차가꿈에 흠뻑 빠지면 감당할 수 있는 일상의 페이스를 넘어 체력적으로, 시간적으로, 금전적으로 무리를 하기 쉽다. 마라톤에서 오버 페이스는 곧 중도포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듯이 차가꿈에서의 오버 페이스 역시 차가꿈을 오랜 취미로 잇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차가꿈을 오래도록 즐기고 싶다면 자신의 페이스를 기억하고 다른 일상들과 조화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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