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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13. 22:57






뭐든 관심 밖으로 멀어지면 봐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른 척 하게 되나봅니다. 




블랙파이어 미드나잇 썬 아이보리 카나우바 왁스


10년 전 Properautocare.com에서 개최한 sizzling shine 콘테스트에서 2위 입상으로 받은 상품인데 지금은 몰골이 말이 아니네요. 언제 이렇게 뚜껑까지 깨졌지? 왁스가 조각난 빨래비누처럼 참 볼품이 없네요. 제가 너무 무심했습니다.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왁스를 옮겨 담을 마땅한 용기가 없네요. 겨우 씻어놓은 잼통을 찾았는데 너무 깊고 입구가 좁은 것이 썩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구 여기서 미루면 언제 또 왁스가 눈에 들어올지 몰라 왁스 중탕을 감행했습니다. 빨래나 삶는 누추한 냄비지만 왁스 중탕하기에는 또 괜찮은 물건입니다. 잼통의 내부 온도가 50℃를 넘어가니 바닥부터 슬슬 녹기 시작합니다. 냄비의 물이 끓고 잼통의 내부 온도가 75℃에 가까워지자 웬만큼 왁스가 녹았지만 덩어리들은 잘 녹지 않아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며 빨리 녹여냈습니다. 중탕 시 솔벤트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으니 중탕을 하실 때에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하시거나 환풍기를 꼭 켜시고 하세요. 





왁스는 애초부터 중탕해서 다시 쓸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아니라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중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탕을 할 때에는 되도록이면 시간은 짧게, 온도는 낮게 하는 것이 왁스의 물성 변화와 성능 저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왁스를 꼭 중탕해야겠다 싶으시면 왁스 덩어리들을 미리 잘게 쪼개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더 빨리 녹거든요. 저는 그냥 큰 덩어리째 녹였지만 그만큼 왁스를 녹이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왁스가 높은 열에 더 길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왁스를 녹이면서 나무젓가락 등을 이용해 계속 저어주면 같은 온도에서도 더 빨리 녹습니다. 왁스에 함유된 솔벤트가 휘발되면 될수록 왁스의 물성은 더 단단해지고 작업성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한 번의 중탕으로 휘발되는 솔벤트의 양은 왁스의 물성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으므로 미리 잘게 쪼개 놓으시고 중간에 계속 저어주며 왁스가 모두 녹는 대로 불을 꺼주시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잼통에서 왁스를 녹였더니 왁스의 높이가 잼통 깊이의 1/3 수준 밖에 되질 않더군요. 사용할 때마다 불편할 것이 뻔해서 예전의 왁스통에 다시 옮겨 담는 대신 뚜껑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기포가 군데군데 보입니다. 저걸 그대로 둬도 무방합니다만 굳었을 때 표면이 예쁘지 않기에 나무젓가락 끝으로 톡 건드려 터뜨려줍니다. 입김을 살짝 불어도 꺼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왁스가 잘 굳었습니다. 뚜껑을 닫지 않은 채 왁스를 식혀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왁스의 온도가 내려가 굳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뚜껑을 닫아놓으시면 됩니다.  






이제 뚜껑을 손볼 차례네요. 깨진 부분 위로 빳빳한 명함을 오려서 덧댄 다음 검정 테입을 붙였습니다. 밀폐력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탕을 해서 다시 세팅한 왁스의 사용감을 테스트해봤습니다. 스폰지 패드로 왁스 표면을 부드럽게 문질러봤고 패드에 왁스가 잘 묻어져 나왔습니다.






왁스는 부드럽게 잘 발려졌습니다. 발림성에 있어서는 오리지널과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블랙파이어 미드나잇 썬 카나우바 왁스의 사용설명서를 보면, 왁스를 바른 후 왁스 표면이 하얗게 건조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닦아내라고 쓰여 있습니다. 설명서대로 왁스를 바른 후 타월로 바로 닦아냈을 때 부드럽게 잘 닦였으며 왁스 잔유물에 의한 잔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닦임성 역시 오리지널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사용감에 있어서 중탕에 의해 부작용이 없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중탕으로 다시 세팅한 왁스의 지속성과 광택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그 차이를 느낄 만큼의 차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카나우바 왁스를 중탕해보고 내린 결론은 아니므로 제품에 따라 중탕에 의해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왁스 중탕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하시고 중탕을 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왁스 중탕에 의한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사항을 지켜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왁스가 빨리 녹을 수 있도록 미리 잘게 쪼개놓을 것.

둘째, 왁스가 녹기 시작하면 나무젓가락으로 저어 왁스의 용해를 도울 것. 

셋째, 왁스가 다 녹으면 재빨리 불을 끌 것.

넷째, 왁스가 굳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을 것.




이제 다시 새롭게 태어난만큼 한동안 이 녀석을 사랑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발수력과 지속성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작업성과 광택감에 있어서는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왁스입니다. ^^



이상 soso한 왁스 정비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2. 11. 02:34

  영상의 기온, 대체 얼마만인가요? 오후 시간의 허술한 틈을 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세차장으로 내달렸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세차 베이는 이미 꽉 차 있었고 기다리는 차들로 점점 줄이 길어지는 상황. 주말 오후의 풍경 같았지요. 날은 날인가봅니다. 평일 오후에 이런 광경이.. 



여유 있게 사진을 찍어가며 세차 이야기를 꾸며볼 속셈이었지만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부랴부랴 세차만 했네요. 두어 달 만에 세차를 한 터라 고압수를 쓴 다음 식초희석액(식초 1, 물 1의 비율)을 스프레이로 뿌려놓고 잠시 기다린 다음 샴푸 미트질에 들어갔습니다. 드라잉 코너에서 물기만 얼른 제거하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곤 밤 10시 30분을 넘겨 다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차가꿈에 관련된 어떤 일을 하든 몇 가지 도구를 써야 하고 다들 나름의 장소에 도구들을 놓고 쓰시겠지요. 저는 5년 전에 구입한 접이식 테이블을 ‘차가꿈용 테이블’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핸드폴리싱과 시거잭 광택기의 조합으로 여기저기 새로 생긴 흠집들을 없애볼 생각입니다. 저렇게 상차림을 해놓고 작업을 하면 차분히 작업할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작업은 시거잭 광택기를 차의 시거잭이나 파워뱅크에 꼽지 않고 점프스타트 배터리(일명 카충이)에 꽂아 써봤습니다. 점프스타트 배터리는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2년 전에 구입해놓았습니다. 점프스타트 배터리에 EC5 시거 소켓을 부착하면 시거잭 광택기를 꽂아 쓸 수 있더군요. 저기 카충이에 꼽혀 있는 것이 EC5 시거 소켓입니다. 큐블링님께서 알려주셔서 이제야 써먹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큐블링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퀵디테일러로 차 전체를 한 번 가볍게 닦아주면서 새로 생긴 흠집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번에는 운전석쪽 뒷도어에 문빵을 당했네요. 찍히면서 하얗게 상처를 만들어놨습니다. 찍혀서 살짝 들어간 것은 당장 어쩔 도리는 없는데요. 저 하얗게 보이는 상처만 없어도 한결 나아보일 겁니다.





먼저 화이트 폴리싱 패드에 멘제르나 미디엄컷 컴파운드(2500)의 조합으로 핸드폴리싱 해봤습니다. 문빵 주변에도 가볍게 쓸린 곳이 있어서 겸사겸사 조금 넓게 폴리싱하였습니다. 하얗게 된 부분은 거의 다 사라졌지만 찍혀서 움푹 들어간 부위는 2번 작업을 해도 살짝 남아 있더군요.




타월에 멘제르나 미디엄컷 컴파운드를 옥수수 알만큼 묻히고 세게 누르지 않고 지그시 누르며 20회 정도 왕복하며 문질렀습니다. 찍힌 자리에 살짝 보였던 흠집도 더 이상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리곤 멘제르나 파인컷 컴파운드(SF4000)와 피니싱 패드의 조합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번에는 조수석쪽 뒷펜더에 넓게 쓸린 자국들이 보이네요. 마찬가지로 멘제르나 미디엄컷 컴파운드와 화이트 폴리싱 패드의 조합으로 흠집제거를 시도해보았지만 제법 흠집이 깊은 곳은 연마력이 한참 모자라더군요. 그래서 헤비컷 컴파운드(FG400)와 컴파운딩 패드의 조합으로 핸드폴리싱 2회를 하고, 파인컷 컴파운드와 피니싱 패드의 조합으로 폴리싱을 마무리했습니다.





흠집 제거는 여기까지만 하고 글레이즈 작업으로 넘어갔습니다. 





카충이에 시거잭 광택기를 연결하여 카충이는 호주머니에 넣어봤습니다. 걸리적거리는 것도 없고 참 편하더군요. 제 카충이의 배터리 용량이 13600mAh 짜리인데 실 구동시간 테스트 시 2시간을 써도 배터리 잔량이 60% 이상이었습니다. 어떤 작업을 해도 여유 있게 작업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6.5인치 피니싱 패드에 케미컬가이즈 이즈크림 글레이즈를 볼품없이 묻혔습니다. 패드가 참 많이 낡았네요. 그래도 쓰는 데엔 큰 지장이 없어서 버리지 않고 계속 쓰게 됩니다. 케미컬가이즈 이즈크림 글레이즈에는 연마제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벼운 페인트 크리닝 효과, 얕은 흠집 감춤 효과, 광택감 증진 효과 등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오랜만에 세차한 후에 종종 쓰는 제품입니다.


글레이즈 작업 후에는 6.5인치 피니싱 패드에 블랙파이어 웻 다이아몬드(실런트)를 시거잭 광택기로 바른 후 30분쯤 후에 버핑을 마쳤습니다. 블랙파이어 웻 다이아몬드 실런트는 9년 전에 구입한 제품인데 잘 흔들어 쓰니 사용에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너무 더운 곳이나 얼지 않는 곳에 보관만 하면 꽤나 오래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단, 아무리 흔들어도 물층과 기름층이 분리되어 물처럼 희멀건 액이 먼저 흘러나온다면 사용이 어려우므로 그땐 폐기하셔야 합니다.  



제가 세차하는 건 겨우 이정도 수준입니다. 고압수 외에는 별다른 프리워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휠과 타이어는 미트질 후에 버킷에 남은 샴푸액으로 닦아줍니다. 그래도 세차 결과에 별다른 불만은 없고, 아주 더러울 때에만 식초희석액을 미트질 하기 전에 뿌리는 정도입니다. 


세차가 익숙하지 않아 여러 가지 옵션을 넣어 세차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저처럼 고압수(애벌 세차) – 샴푸 미트질(본 세차) – 고압수(헹굼 세차) - 물기 제거 – 퀵디테일러(도장면 마무리) 정도의 세차 과정으로 몇 번 세차를 해보신 후 하나씩 세차 옵션을 늘려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런트 버핑 직 후 지하주차장]





[다음날 정오 가까운 무렵 야외]



사진은 사진일 뿐입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세월의 흔적은 숨길 수 없습니다. 그래도 주차해놓고 돌아서 가다가 항상 뒤돌아보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시죠?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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